[Review] 위기의 소말리아를 함께 탈출했던 그 느낌으로 남북이 다시 마주보기를 :: 영화 <모가디슈> 리뷰

2021. 8. 3. 17:39Movie

영화 <모가디슈> 공식 포스터

제   목 : 모가디슈(Escape from Mogadishu)     장   르 : 액션, 드라마     감   독 : 류승완
출   연 : 김윤석(한신성 대사 역), 조인성(강대진 참사관 역), 허준호(림용수 대사 역), 구교환(태준기 참사관 역),
         김소진(김명희 역), 정만식(공수철 서기관 역), 김재화(조수진 사무원 역), 박경혜(박지은 사무원 역)

러닝타임 : 121분    등   급 : 15세 관람가    개   봉 : 2021년 7월 28일


컨셉 (Concept)
고립된 도시 목표는 탈출

스토리 (Story)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

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 그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 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네이버 영화소개)


감상평

류승완 감독은 2015년에는 <베테랑>을, 2017년에는 <군함도>를 연출하고, 2019년 한 해에만 <사바하>, <엑시트>, <시동> 등 3편의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그가 3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후 다시 직접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250억의 제작비가 들어간 해외 로케이션 영화 <모가디슈>입니다.

영화 <베테랑>, <군함도> 공식 포스터

 

영화 <사바하>, <엑시트>, <시동> 공식 포스터

<모가디슈>는 강신성 대사의 소설 '탈출'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2006년에 발간된 이 소설은,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강신성 대사의 소말리아 탈출기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 소말리아와 가장 흡사한 모로코의 ‘에사우이라’에서 촬영되었습니다.

90년대 초 한국은 UN가입을 위해 가장 많은 UN회원국을 보유한 아프리카 대륙에 공을 들입니다. 영화 속 '한신성 대사'(김윤석)는 소말리아 '바레' 대통령 면담을 위해, 소말리아 입장 장면을 담은 88올림픽 개막식 비디오 테이프를 '강대진 참사관'(조인성)을 통해 공수해 옵니다. 이에 북한 대사관의 '태준기 참사관'(구교환)이 소말리아 무장 세력을 동원해 한국의 선물을 강탈하는 등 남과 북은 UN가입을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쟁을 펼칩니다. 실제로 1991년 5월 27일에는 북한이, 8월 5일에는 한국이 UN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그해 9월 17일 제46차 UN총회 개막일에서 남·북한의 가입이 승인됐고, 한국은 161번째 UN회원국이 됐습니다.

강신성 대사의 장편소설 <탈출> 이미지 (사진. 네이버 책) ㅣ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반면 소말리아 내전사태가 격화되면서, 반군은 소말리아 내의 모든 외국 공관에 '우리를 지지하든지 아니면 즉각 소말리아를 떠나라'고 위협해 옵니다. 결국 반군이 수도 '모가디슈'까지 진격해오게 되고, 북한 대사관은 무장한 강도들의 침입에 모든 것을 잃습니다. 중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북한 대사관은 위험을 무릅쓰고 반군이 장악한 거리로 나섭니다. '림용수 대사'(허준호)는 이미 무장세력에게 습격을 당한 중국 대사관이 아닌, 그나마 남은 달러를 지불하고 소말리아 경찰의 경계업무를 받고 있던 한국 대사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오직 '도시 탈출'이 목적인 남북한의 역사적인 합동작전이 시작됩니다. 실제로는 남북한이 각각 소말리아 국제 공항에서 만났으나 교신 오류 때문에 이탈리아 구조기를 놓치게 되어서, 함께 안전한 한국 대사관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역사적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모든 스포츠에서, 특히나 골프의 경우는 힘을 빼는 게 제일 어렵다고 합니다. 그만큼 힘조절을 한다는 것은 경기력의 끌어올리는 최고의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가디슈>에서는 화려한 액션이나 긴장감 넘치는 스릴, 억지스러운 감동 요소 등 신파적인 요소들은 전혀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힘을 빼고도, 반군이 장악한 도시를 탈출하기 위한 남북한의 긴박한 합동작전을 군더더기 없이 풀어내며 관객들이 마음을 졸이도록 만듭니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실제로 무사히 모가디슈를 탈출하고 나서 케냐 몸바사에서 헤어질 때, 한국의 강신성 대사와 북한의 김룡수 대사는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반면, 영화에서는 공항에 나온 안기부의 시선을 의식하여 남북한이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습니다. 군용기 안에서 짧은 인사만 나누며, 생사를 건 탈출을 함께 한 민족애를 각자의 가슴속에 꾹꾹 누른 채로 헤어지게 됩니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에서 '서대위' 역을 맡으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구교환 배우는, 북한 대사관의 '태준기 참사관' 역을 통해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습니다. 독립영화 감독과 주연 경력을 가진 구교환 배우가 점차 한국 영화계의 주류로 부상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윤식 배우와 허준호 배우의 연기는, 엄중한 시절의 남한과 북한이라는 대치적인 이미지를 보면서도 통일을 꿈꿀 수 있도록 할 만큼 서로를 진하게, 진심으로 보듬습니다. 이 작품이 <안시성> 이후로 3년만의 작품인 조인성 배우는, <더 킹>에서 자신을 끈질기게 몰아붙였던 김소진 배우 함께 반전 격투실력을 갖춘 안기부 참사관 역으로 등장하여 영화의 흐름을 잘 조율해 갑니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모가디슈>의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 관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북한이 한마음으로 내전 중인 모가디슈를 잘 탈출했던 스토리처럼,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영화계의 위기 상황속에서 영화 <모가디슈>가 3년 간의 준비기간과 해외 로케이션이라는 힘들었던 제작과정에 대해 보상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김지원 (브랜드 컨셉영화제 사무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