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의 설레임에 진심이었다면 이별까지도 기념이 되는 사랑 ::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뷰

2021. 7. 23. 18:20Movie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공식 포스터

제   목 :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We Made a Beautiful Bouquet)    장   르 : 멜로, 로맨스      감   독 : 도이 노부히로
출   연 : 아리무라 카스미(키누 역), 스다 마사키(무기 역), 키요하라 카야, 호소다 카나타
러닝타임 : 123    등   급 : 12세 관람가    개   봉 : 2021년 7월 14일


컨셉 (Concept)
뭔가가 시작될 것 같은 예감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스토리 (Story)
“시작은 막차였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와 '키누'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아하는 책부터 영화, 신고 있는 신발까지 모든 게 꼭 닮은 두 사람은, 수줍은 고백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고 매일매일 행복한 시간을 쌓아간다.

“내 인생의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 준비에 나선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 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네이버 영화소개)


감상평

영화를 보는내내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생각났고, 얼마전 넷플릭스로 개봉한 <새콤달콤>도 겹쳐졌습니다. 물론 <새콤달콤>의 원작이 일본 이누이 구루미 작가의 <이니시에이션 러브>이지만, 이 영화에도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각본은 2013년 후지TV에서 방영된 <최고의 이혼>의 사카모토 유지 인데, 아무래도 연애의 유통기한이라는 공통 소재 때문에 익숙한 장면들이 만들어진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 <새콤달콤>, 드라마 <최고의 이혼>, 드라마 <최고의 이혼> 공식 포스터

영화를 함께 봤던 지인들의 질문은 '영화에서 남녀주인공 중 누구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감정이입보다는 ‘누가 더 잘못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남자주인공이 좀 더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과적으로는 둘 모두의 잘못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오랜 연애를 통해서 결혼을 한 사이라면 좀 다른 결말로 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5년의 연애, 그리고 각자의 책임감과 서로를 위한 배려. 그 이름 아래, 서로 마주하지 못하고 피해버린 시선과 당장 내일일지도 모르는 사랑의 유통기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점점 서로 노력도 없이 이별을 받아들인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이별을 작심하고 얘기하는 자리에서 자신들이 만날 때 늘 앉았던 좌석을 미리 예약해 앉은, 자신들이 처음 만났던 상황이랑 너무나 똑같은 어린 커플을 보면서 남녀가 흘린 눈물은 때늦은 후회보다는 서로에게 진실했고 최선을 다한 사랑에 대한 뿌듯함도 있었을 것입니다.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사랑도 연애도 사람과의 관계도 배려한다고 삼키고 참아내는 것보다 조금씩 가볍게 라도 털어내는 게 유통기한을 연장해가는 지혜이지 아닐까 합니다. 쌓여서 곪아 감정적인 악순환이 될 것이 아니라. 서로가 대화가 필요하고 마주볼 시간이 필요했을 때 배려를 이유로 비겁해지지 말고 입밖으로 꺼내야 하는 것입니다.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의 첫 장면이 이별 후 우연히 다시 재회하는 상황인데, 각자 다른 이의 곁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가면서도 서로가 봤는지 확인조차 하지않은 서로의 뒷모습을 향한 손짓에서 <꽃다발 같은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015B노래마냥 오래된 연인도, 결혼해서 막 신혼을 벗어난 부부나 애들 다 키워서 둘이 의지해야 할 중년부부도 또 막 사랑을 키워가는 연인들에게도 이 둘의 꽃다발 만큼 추억이 되고 기념이 될 사랑에 대해 한번 귀기울여 보면 좋겠습니다.

글. 김지원 (브랜드 컨셉영화제 사무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