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짜릿하기보다는 수많은 파이프만큼이나 엉켜버린 도유 작전 :: 영화 <파이프라인> 리뷰

2021. 7. 19. 16:40Movie

영화 <파이프라인> 공식 포스터

제   목 : 파이프라인(Pipeline)    장   르 : 범죄      감   독 : 유하
출   연 : 서인국, 이수혁, 음문석, 유승목, 태항호, 배유람, 배다빈, 지대한
러닝타임 : 108    등   급 : 15세 관람가    개   봉 : 2021년 5월 26일


컨셉 (Concept)
인생 역전을 노리는 도유꾼들의 막장 팀플레이!

스토리 (Story)
손만 대면 대박을 터트리는 도유 업계 최고 천공기술자 ‘핀돌이’는, 수천억의 기름을 빼돌리기 위해 거대한 판을 짠 대기업 후계자 ‘건우’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에 빠져 위험천만한 도유 작전에 합류한다. 프로 용접공 '접새', 땅 속을 장기판처럼 꿰고 있는 '나과장', 괴력의 인간 굴착기 '큰삽', 이 모든 이들을 감시하는 '카운터'까지! 그러나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면서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들. 그들의 막장 팀플레이가 시작된다! (네이버 영화소개)


감상평

영화 <파이프라인>은 국내 최초로 도유범죄를 소재로 한 케이퍼 무비입니다. 케이퍼 무비란 범죄영화 장르로 재물 등을 강탈하거나 절도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를 뜻합니다.

 

유하 감독은 시인으로 1990년 단편 <시인 구보씨의 하루>를 시작으로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쌍화점>등 이번 <파이프 라인>이 아홉번 째 연출 작입니다. 바로 전작인 <강남 1970>이 2014년 작품이니 7년만의 신작인데 조금은 연출의 감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은 작품입니다.

유하 감독의 대표 작품들 공식 포스터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는 도유업계 최고의 천공기술자인 ‘핀돌이(서인국)’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위험천만한 도유작전을 자세히 다룹니다. 케이퍼 무비이긴 하지만 여느 절도 범죄와 달리 도유라는 것은 아무나 쉽게 모방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닌 게 영화를 보면 알게 됩니다.

영화 <파이프라인>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유하 감독 특유의 '밑바닥 인생의 한방'도 제대로 보여지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개별 스토리와 사건도 마치 도굴 현장인 지하에 모여든 수많은 배관들 만큼이나 정리되지 않은 채 복잡하게 엉켜있습니다. 결국은 스토리에 대한 몰입보다는 출연한 배우들 하나하나만 남게 되는 작품입니다.

영화 <파이프라인>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파이프라인>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영화는 <말죽거리 잔혹사>, <강남 1970>이 연상될 만큼 올드한 느낌이 듭니다. 범죄영화 특유의 긴장감이나 몰입감이 없고, 각자 역할인 전문화된 도굴꾼들의 코믹한 연기와 상황만이 부각되어서 오히려 코미디 영화에 가깝게 보입니다. 단면적으로, 영화 속에서 오랜 공무원 생활로 땅속을 장기판 처럼 꿰고 있는 나과장(유승목)의 스토리는 관객이 감정이입이 되어서 함께 슬퍼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하고 뜬금없는 신파로 전달되어 집니다.

영화 <파이프라인>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결과적으로 영화 <파이프라인>은 케이프 무비라는 장르적 특성도 살리지 못했고, 국내 최초의 도유범죄에 대한 정보공유 외에는 지나친 코미디로 범죄영화의 긴장감도 반감되도록 합니다. 영화는 도유작전의 최전선인 지하의 수많은 파이프들 만큼이나 복잡하게 엉켜버린 채 흥행을 기대하기는 무리인 엔딩을 맞이합니다.

글. 김지원 (브랜드 컨셉영화제 사무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