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잊지 말고 함께 치유해야 할 아픈 보스니아의 그날 :: 영화 <쿠오바디스, 아이다> 리뷰

2021. 5. 31. 15:18Movie

영화 <쿠오바디스, 아이다> 공식 포스터

제   목 : 쿠오바디스,아이다(QUO VADIS, AIDA?)   장   르 : 드라마      감   독 : 야스밀라 즈바
출   연 : 야스나 드리치치, 이주딘 바이로빅, 보리스
러닝타임 : 104    등   급 : 15세 관람가   개   봉 : 2021년 5월 19일

2021년 50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관객상)
2021년 44회 예테보리 국제영화제(국제영화 드래곤상)


컨셉 (Concept)
전 세계가 눈 감아버린 그날의 이야기

스토리 (Story)
1995, 세르비아군이 마을을 공격하자 보스니아 사람들은 안전지역인 UN 캠프로 피신한다. UN군 통역관으로 일하는 '아이다'는 남편과 아들이 캠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자 그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네이버 영화소개)


감상평

영화는 유고연방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보스니아 분쟁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유럽의 킬링필드’로 불렸던 보스니아 내전은, UN평화유지군군과 주변국의 소극적인 개입속에 1995년 12월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 까지 20만명 이상의 희생자와 230만명의 난민을 초래한 세르비아계의 ‘인종청소’였다.

영화 <쿠오바디스, 아이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보스니아는 전체 인구 약390만명으로, 48%가 보스니아계(이슬람교)이고 37%가 세르비아계(세르비아정교) 그리고 14%가 크로아티아계(가톨릭교)이다.

영화 <쿠오바디스, 아이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제목 '쿠오바디스(Quo Vadis)'는 라틴어로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의 뜻으로서 사도 베드로가 박해를 피해 로마를 탈출할 때, 로마를 떠나지 말라는 그리스도의 환상을 보고 한 말이다. 여기에 '아이다(Aida)'라고 한 것은, 영화속에서 UN평화유자군 통역요원으로 일하는 주인공 아이다에게 매달렸던 난민의 눈빛을 대신한다.

영화 <쿠오바디스, 아이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제주4.3사건>, <6.25전쟁>, <5.18민주화 운동>을 겪은 우리로서는 남일 같지 않은 아픈 역사다. 아이다의 눈앞에서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이 세르비아계 군복을 입고서 어제까지 함께 살았던 이웃에게 총구를 겨누는 장면을 목격할 때, 영화를 보는 우리의 가슴이 함께 먹먹해지는 이유겠다.

영화 <쿠오바디스, 아이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각자 속한 자국의 이익에 따라 어찌 될 것을 뻔히 알면서, 세르비아계 군인들이 트럭에 남성 난민만을 강압적으로 태우는 모습을 UN평화유지군이 바라만 보는 장면이 나온다. 한 때 우리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저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가슴 뜯으며 그들의 마지막 모습에 통곡했을 것이다.

영화 <쿠오바디스, 아이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다시 되찾은 아이다의 스레브레니차 집에는 세르비아계 가족이 살고 있었다. 이슬람계와 크로아티아계의 옛 거주지역인 스레브레니차가 협정에 의해 세르비아계 영토에 편입이 되었기 때문인데, '괜찮겠는냐'는 세르비아계 안주인의 말에, 아이다의 대답은 “나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였다.

영화 <쿠오바디스, 아이다> 스틸컷 (사진. 네이버 영화)

결국 헤어질 때 두려운 예상이었던 그 모습으로 아이다는 아들과 남편을 다시 만나게 된다. 보스니아도 이후 표면상으로는 더 이상 큰 분쟁이 생기고 있지는 않지만, 아픔은 여전히 남아있다. 결국 다시 오랜 시간 함께 살아가면서 그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해 가는 '세월의 처방'이 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은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비극이 생겨나지 않게, 과거를 되새겨 오늘의 평화를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

글. 김지원 (브랜드 컨셉영화제 사무국 부국장)